왜 사냐건

나는 종종 글쓰기의 불안을 토로하는 사람들을 만난다.
과연 글로 먹고살 수 있을지,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지, 이쯤에서 포기하고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갖는게 좋지 않을지. 그러면 나는 그이를 와락 껴안고 이렁게 중얼거리고 싶어진다.
나도 그래요.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 다른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불러 일으키는 불안감이 훨씬 크다. 쓸쓸한 죽음을 전하는 부고를 만나면 내 죽음을 알리는 부고 역시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둣 해 그냥 지나쳐지지가 않는다.
게다가 나는 고상한 녀석은 못되는 지라 부당한 방식으로 명예를 획득한 소설가를, 유능한 통속 소설가를 부러워하지 않은 적이 없다. 그 욕망 때문에 또한 괴롭다.
오에 겐자부로가 자신의 소설에서 한 장의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사르트르의 다음과 같은 글을 곱씹는다.
'절망 속에서 죽는다. 제군들은지금도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그냥 죽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태어난 것을 후회하면서, 치욕과 공포 속에서 죽는 일이라고 말해야하지 않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길 원하지 않았으나 태어나 눈을 뜨고 돌아보니 사방이 적막강산이다. 고요하고 어두운 저곳에 짐승 같은 눈빛들이 번쩍이며 그게 바로 나의 미래라는 걸 깨닫는 순간 삶이 무의미하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는다.
생명이 있는 한 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알고자 하는 욕구도 멈추지 않는다.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치욕과 공포라는 동반자를 만난다.
태어난 것을 후회하면서 떠나는 자들, 그들의 뒤를 한시대가 뒤따른다. 세상이 가르쳐준 욕망을 실현하려는 헛된 노력 속에 절망 속에서 하나 둘 죽어간다.
왜 사냐건 울지요.

손홍규(경향신문 2011. 2. 23)

국정원 인니 특사단 : 부끄러운 것을 부끄러운줄 모르는 우리가 부끄럽다.

아래는 인도네시아 특사단에 대한 국정원의 첩보활동에 대한 논평과 언론기사의 일부다."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이렇게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정보기관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무능한 첩보전으로 국가적 망신을 당한 것에 대해 국정원장 파면 등 책임있는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국... » 내용보기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신문 칼럼에서 본 좌파적 이미지 때문에 호감을 갖고 목수정씨에 대해 궁금해졌고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나이는 저보다 두살정도 어린 것 같고,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 하나를 두고 있더군요.이 책은 그 프랑스 남자와의 결혼생활에 관한 에피소드가 주를 이룹니다.책을 읽으며 한가지 떠오른 생각은 목수정씨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면 과연 지금... » 내용보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_장하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죠.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맨위쪽을 차지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책장을 덮고나니 바로 전까지 목록의 맨위에 있던(그래서 읽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내용과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존 롤스는 계약의 공정함에 대해 '무지의 장막'이란 개념을 도입합니다.나의 입장을 완전히 배제하지 ... » 내용보기

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리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출판 까치(2003.11.30)지은이 빌리 브라이슨은 여행작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은 일단 쉽다.(혹시 내가 이공계 전공자여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재미있다.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힌다. 우주와 시간의 역사 등에 관한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왜... » 내용보기